[불광역] 오가네 손칼국수와 수제 돈까스
나는 나름 돈까스 매니아라서 김밥천국부터 압구정 프리미엄 정돈까지 먹어본 경험과 풍부한 데이터는 돈까스의 퀄리티를 판단하기에 충분한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내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 최근 경험을 공유할 수 밖에 없다.
영화를 보기전 밥집을 탐색하다가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골목에 청년다방을 갈까 했지만 팝콘 매니아인 나 혼자서 팝콘 L사이즈와 콜라하나를 모조리 해치우기에 적당히 배를 채우기 위한 그냥 가까운 밥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식당 이름이 ‘칼국수와 수제돈까스’라니.
매우매우 언벨런스하다.
이름부터가 그냥 동네에 있는 칼국수집이지만 돈까스도 하는김에 같이 해서 파는듯한, 칼국수는 맛있지만 일행중 칼국수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두가지 옵션을 만족시킬수 있는 그러한 네이밍의 향기를 풍기는 집.
식당 이름 부터 감점 요소가 다분했고 맛은 기대할 수 없겠구나 하고 얼른 먹고 나오자 했다.
아니.. 이게 무슨일인가
돈까스와 냉면의 조합이라니.
그리고 ‘칼제비’ !?
그렇다.. 칼국수+수제비의 조합이다.
음..
처음에 밑반찬은 기본으로 주신다. (반찬은 셀프)
김치를 직접 담그신다고 해서 한입.
진짜 살짝 짠 생김치다.
전라도 출신인 와이프의 평가는 Good
돈까스는 육수가 같이 나온다. (칼국수 육수인듯 하다)
수제돈까스와 칼제비.
나는 돈까스파라서 돈까스.
구성은 일반 옛날 돈까스집 또는 김밥천국과 동일하다.
칼국수도 여타 칼국수와 비쥬얼은 비슷.
으흠!?!!
두께가.. 다르다.
여타 왕 돈까스, 수제돈까스라고 하는 돈까스들은 일단 두께부터 A4와 견줄만한 얇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여기는 그거의 두배, 아니 좀 더 두껍다. 돈까스의 식감은 고기의 두께가 상당히 많이 차지한다.
그러한 부분에서 +1점 그리고 소스가 수제라고 하는 소스가 맞다.
잘게 썰은 당근과 살짝 달달하면서 기성소스에서 맛볼수 없는 진함. 한입 먹고. 이거 다르다. 튀김도 바삭, 일본식으로 바삭은 아니지만 경양식에서 만들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튀김옷. 와이프도 한입 먹고, 이거 맛있다.
15조각으로 썰었는데 한조각 먹었는데 갑자기 3조각씩 사라진다. 또 한조각 먹었는데 2조각이 더 사라진다.
어디로 갔을까.. 고개를 들어보니 와이프의 양볼이 빵빵하다.
보이는가 저 깨끗한 접시.
(원피스를 연상할 수 있지만 그럴수도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돈까스를 먹는 내가 바닥까지 소스를 싹싹 먹은 기억은 없다.
저 접시로 난 +10점을 준 것과 다름이 없다.
(포크와 나이프의 포지션은 돈까스에 대한 나의 예의)절대로 와이프가 돈까스를 더 먹어서 그런것이 아니다 절대로…
다시 한번 눈을 씻고 주변을 돌아보니 카운터 너머로 돈까스 고기를 두들기는 모습은 내가 느낀 그 두께와 고기의 육질이 맞다는 확신을 준다.
칼국수도 물론 맛있었지만 나에겐 경양식 돈까스의 놀라운 맛과 퀄리티를 보여준 ‘오가네’를 다시 한번 보니
늦은 8시 넘어서도 계속해서 들어오는 손님들을 보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처음 생각없이 들어온 식당문이, 나갈때가 이렇게 다르게 느낄 수 있는건가. 처음에 너무 간판만 보고 평가절하했던 나를 반성하며 우리의 맛집 리스트에 추가했다.
[카카오맵] 오가네손칼국수
서울 은평구 통일로 727-5 (대조동) http://kko.to/QxjFZDA8U
[네이버 지도]
오가네 손칼국수와 수제 돈까스
서울 은평구 통일로 7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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